금융의 ‘서진(西進)’ 가속화… 하나금융, 전북을 자본시장 특화 거점으로 낙점한 포석

대한민국 금융지도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전북혁신도시에 그룹 내 자본시장 핵심 기능을 총집결한 ‘통합 금융 거점’ 구축을 선언하면서, 수도권에 집중됐던 금융 인프라의 분산과 지역 특화 금융 생태계 조성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 지점 확대를 넘어, 자산운용부터 증권, 수탁에 이르는 자본시장의 ‘A to Z’를 현지에 이식하는 전례 없는 전략적 행보다.

‘하나금융 자본시장 One-Roof 센터’… 자본시장 핵심 기능의 현지 일괄 공정화

하나금융이 추진하는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전북혁신도시에 신설될 ‘하나금융 자본시장 One-Roof 센터’다. 여기에는 자산운용, 증권, 수탁, 기관영업 등 그룹의 자본시장 브레인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150명 규모의 전문 인력을 전격 재배치하여 현지에서 즉각적인 의사결정과 운용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원루프(One-Roof)’ 전략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하나손해보험의 호남권 콜센터까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며 고객 지원 기능까지 결합, 명실상부한 금융 복합 클러스터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큰손’ 국민연금과의 물리적 거리 단축… 공적 기금 연계 비즈니스의 극대화

하나금융이 전북을 선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공단(NPS) 기금운용본부와의 ‘초밀착 시너지’다. 자산운용과 수탁 업무의 핵심 파트너인 국민연금과 같은 공간적 울타리 안에서 호흡하며, 대체투자 및 위탁 운용 업무 등 자본시장 비즈니스에서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연기금과의 파트너십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며 “하나금융의 이번 거점 구축은 국민연금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국내외 투자 기회를 선점하려는 고도의 재무적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자본을 넘어 창업 생태계로… 지역 밀착형 ‘금융 유토피아’ 지향

하나금융의 행보는 자본시장 운용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역의 인적 자본을 키우고 실질적인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방점이 찍혀 있다. 벤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하나원큐 애자일랩’을 전북 지역으로 확장해 청년 창업가들에게 사무 공간과 전문가 멘토링을 제공하고, 그룹 관계사와의 투자 연계를 지원하는 마중물 역할을 자처했다.

또한 전북 소재 주요 대학과 연계한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고효율 에너지 기기 지원 및 디지털 전환 지원 등 실질적인 경영 개선 사업을 병행한다. 이는 금융 거점이 지역 사회와 유리되지 않고, 창업과 고용, 소상공인 자립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결론: 지방 금융 시대의 새로운 롤모델 될까

전북은 이제 단순한 농생명 도시를 넘어 대한민국의 자본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구축할 통합 금융 거점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와 금융 그룹의 수익성 다변화라는 기업적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야심 찬 도전이다. 하나금융의 이번 실험이 지방 금융 시대의 성공적인 롤모델로 정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핵심 요약

  • 하나금융그룹이 전북혁신도시에 자산운용·증권·수탁 등 자본시장 핵심 기능을 집약한 ‘One-Roof 센터’를 구축하고 150명의 전문 인력을 배치한다.
  • 국민연금공단(NPS)과의 물리적 거리를 좁혀 기금 연계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밀착형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 자본시장 기능 외에도 청년 창업 지원(애자일랩)과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지원 등 지역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 생태계 조성을 추진한다.

[알림] 연재 기획 ‘사회초년생을 위한 금융 가이드’ 다음 7편에서는 주식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방어하고 전문가의 운용 노하우를 빌리는 간접 투자 기법, ‘펀드와 ETF: 간접 투자의 개념과 수수료 숨은 비용 확인하는 법’을 심층 보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