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65회’ 수상한 치료… 실손보험 무너뜨리는 비급여의 아노미 ‘체외충격파’

국민 4,000만 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 일부 가입자와 의료기관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로 인해 고사 위기에 처했다. 특히 도수치료에 대한 심사가 강화되자 체외충격파 치료로 과잉진료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뚜렷해지며, 선량한 대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보건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서 ‘부르는 게 값’이 되어버린 비급여 진료의 구조적 모순을 분석한다.

8년간 2,000번의 충격파… 상식을 벗어난 ‘의료 쇼핑’의 실태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손보험금 누수의 핵심 고리로 ‘체외충격파’ 치료가 부상했다. 체외충격파는 근골격계 질환의 통증 완화에 효과적인 비급여 항목이지만, 최근 드러난 일부 사례는 치료의 범주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 60대 가입자는 8년간 무려 2,086회, 연평균 255회에 달하는 치료를 받고 약 2억 8,000만 원의 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말을 제외하면 사실상 매일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은 셈이다. 지난해에만 265회 치료를 받고 6,400만 원을 수령한 사례도 포착됐다. 임상적으로 단기간에 이처럼 과도한 빈도의 충격파 치료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학적 의구심이 제기됨과 동시에, 실손보험이 일부의 자산 증식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최저 1만 원 vs 최고 45만 원… 가격 통제 불능의 ‘시장 혼란’

체외충격파가 과잉진료의 타깃이 된 결정적 배경은 ‘가격의 불투명성’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과 달리 비급여 항목인 체외충격파는 의료기관이 가격을 임의로 책정할 수 있다. 손해보험협회 조사 결과, 일반 병원급에서 동일한 치료임에도 최저 1만 원에서 최고 45만 원까지 무려 45배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상급종합병원 조차도 가격 편차가 10배 이상 벌어지는 등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 전무한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명확한 가격 통제 기전이 없다 보니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피부 미용 시술을 체외충격파 치료로 둔갑시켜 청구하는 등 악용 사례가 빈번하다”며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편입되며 심사가 까다로워지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체외충격파로 진료비 몰아주기가 성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손해율 120% 돌파… 결국 ‘보험료 인상’이라는 부메랑으로

이러한 비정상적인 보험금 지출은 고스란히 전체 가입자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20.7%를 기록하며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훨씬 많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올해 실손보험료는 전 세대 평균 7.8% 인상되는 등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물리치료(도수치료·체외충격파 등) 항목에서만 연간 2조 3,000억 원에 가까운 보험금이 지급되고 있어, 비급여 항목의 관리 체계 개선 없이는 보험료 인상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5세대 실손 전환과 ‘관리급여’ 편입의 딜레마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잉진료 시 본인 부담을 높이는 대신 보험료를 낮춘 ‘5세대 실손보험’ 도입을 검토 중이다. 또한 보험업계는 체외충격파를 건강보험 체계 내에서 관리하는 ‘관리급여’로의 전환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의 자율 시정이 우선이라는 정부 정책 기조와 관계 부처 간의 이견으로 인해 근본적인 제도 개선은 지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급여 진료의 표준화와 투명한 가격 공시가 선행되지 않는 한, 실손보험은 특정 소수의 도덕적 해이를 전체 가입자가 분담하는 불합리한 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핵심 요약

  • 비급여 항목인 ‘체외충격파’가 도수치료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인해 실손보험금 누수의 핵심 원인으로 떠올랐다.
  • 연간 260회가 넘는 과잉진료 사례와 의료기관별 최대 45배에 달하는 가격 편차 등 관리 체계의 부재가 심각한 상황이다.
  • 비정상적인 손해율 상승은 대다수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관리급여 편입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